Naver jobsN / 2017-10-31 / [기사 전문 보기]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먹거리다. 클라우드란 스토리지·소프트웨어·네트워크 같은 IT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서비스.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하면 운영 설비를 들여놓거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빠르게 개발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주목받는 유망분야이지만 ‘클라우드’는 기존 개발자·엔지니어에게도 낯선 분야다. 실무를 경험해 본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스핀글로벌 김용주(34)·김남룡(31) 과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몇 안되는 클라우드 시스템 전문가들이다. 클라우드 기술이 유망한 이유와 클라우드 전문 인력이 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알아봤다.
베스핀글로벌은 2012년 웹호스팅 회사 호스트웨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로 시작해 2015년 분사했다. 170여개 내로라하는 기업 서버에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관리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한화테크윈 등 IT기술로는 세계에서 꼽히는 대기업도 고객이다. 글로벌 조사업체 가트너는 베스핀글로벌을 ‘전 세계에서 클라우드 관리를 가장 잘하는 기업’으로 꼽았다. 7월에는 레전드 캐피탈·프리미어 파트너스·알토스 벤처스·효성 ITX 등에서 170억원 투자를 받았다.
-클라우드 기술이 유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남룡)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적은 자본으로 빠르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서버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인 장비를 사야했고 세팅하는 시간도 오래 걸렸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트렌드가 빨리 바뀌고 시장 수요를 재깍 반영해야하는 상황에선 너무 느립니다. 클라우드를 수돗물과 많이 비교 하는데요. 수도꼭지를 돌려 쓰면 되고 필요 없으면 잠그면 됩니다. 요즘 말하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이런 것들이 클라우드 환경 안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용주) 서버를 관리할 때도 유연하고 확장성이 좋습니다. 가령 사이트에 평소 방문자가 10~20명이었는데 이벤트 기간에는 수천, 수백배 뛸 수 있습니다. 기존 환경에서는 수천, 수백배 늘어난 방문자를 위해 서버 여러개를 다시 만들어야 했어요. 수천만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에서는 필요한 기간에만 서버를 확장할 수 있으니 비용이 수백만원 수준에서 그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클라우드 기술을 의심하는 개발자들도 많은데.
(김남룡) 클라우드는 인터넷 속 가상 공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물리적인 장비나 설치 파일이 없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죠. 전산실 직원 중에는 ‘내 일이 뺏기는 게 아닐까’하는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클라우드에서는 크고 복잡한 장비와 서버를 관리할 인력이 필요가 없으니까요. ‘가상’이라는 말 때문에 보안성을 의심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아마존, 구글, MS 같은 대부분 클라우드 업체들은 보안 인증을 따놨습니다. 해킹이나 외부 유출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미국 백악관, 국방부, CIA에서도 클라우드를 도입했습니다.
(김용주) 해외에선 2000년대부터 클라우드를 인식하고 있었어요. 컨퍼런스에 가면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표될 때마다 청중이 열광합니다. 소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만 이용하면 되지만 기술을 다루는 엔지니어가 클라우드에 관심없고 의심한다는 건 아쉬운 일이죠.
-클라우드 기술 인재를 찾기 어려운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겠군요.
(김남룡) 기존에 물리적인 스위치,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라우터, 포트를 연결하고 관리했다면 클라우드로 넘어오며 그런 것들은 모두 가상화됐습니다. 이제는 개발·운영·관리 등 여러 역할을 한꺼번에 맡아야 합니다. 하지만 기존 업무 방식을 깨기가 힘들죠. 두려움도 있어요.
개발과 운영을 모두 다하는 사람을 ‘데브옵스(DevOps) 엔지니어’라 한다. 이전에는 일단 개발자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개발자는 더이상 관여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의 장애·오류, 고객 피드백은 운영자가 책임졌다.
김남룡 과장은 “정확하게 말하면 데브옵스는 ‘개발과 운영이 밀접하게 움직이는 운영 방식’을 뜻한다”며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데브옵스에 최적화된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즉 데브옵스 엔지니어가 클라우드 전문 인력과 같은 말은 아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인력이 ‘데브옵스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 없다.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미국에서 ‘없어서 못 뽑는다’는 직업이다. 2017년 1월 구직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구인광고를 분석해 미국 최고의 직업 50개를 선정했을 때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발표를 보면 데브옵스 엔지니어의 중간 연봉은 11만 달러(약 1억2000만원)였다.
-클라우드 전문 인력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은 무엇입니까?
(김용주) 김남룡 과장과 저는 2009년에 입사해 NoC(Network operation Center)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NoC는 24시간 고객의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하는 부서예요. ‘클라우드 시스템 엔지니어’가 유명하다 해서 바로 클라우드 기술부터 공부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베스핀글로벌에서는 네트워크 엔지니어에서 시작해 개발 능력을 갖추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