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 2020-08-11 / 오대석 기자 / [기사 전문 보기]
“에지 클라우드(edge cloud)는 향후 클라우드 시장과 정보통신기술(ICT) 혁신 경쟁의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마치 도로와 같아서 국내 민간기업 힘만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G처럼 정부가 직접 참여해 전 세계에서 앞서가는 모델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ICT 기업들의 격전지가 된 에지 클라우드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려면 정부 차원 지원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에지 클라우드는 대규모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모든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기지국이나 공장 등 데이터가 생성된 곳과 가까운 말단(edge) 영역에 소규모 컴퓨팅 파워를 설치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은 글로벌 에지 클라우드(컴퓨팅) 시장 규모가 지난해 28억달러에서 2024년 90억달러(약 10조8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과 스마트공장부터 의료, 게임, 빌딩 관리까지 일상의 많은 영역에 에지 클라우드가 적용돼 혁신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를 크게 집중적으로 짓는 방식은 언젠가 한계에 직면하고 모든 곳에 소규모 서버가 있는 시대가 와 중앙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보다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경부고속도로 등 사회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 과거 경제성장의 밑바탕이 된 것처럼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에지 클라우드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규제 완화 등 다방면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스마트공장을 육성하려고 해도 공장 하나하나에 서버를 설치하면 안 된다. 공단 수준에서 정부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기업이 1년에 수십조 원씩 쓸 수 있지만 국내는 민간기업만으로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통신 인프라가 깔리고, 인터넷과 연결된 카메라인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인스타그램, 틱톡이 나온 것처럼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 혁신이 따라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15년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전략을 조언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 `베스핀글로벌`을 창업했다. 베스핀글로벌은 AWS, MS, 구글 등 미국 기업부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까지 다양한 클라우드를 한눈에 관리하고 운영하도록 돕는 자동화 도구 `옵스나우`를 개발하며 에지 클라우드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과 AWS의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MSP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보고서 `클라우드 MSP` 부문 최고등급인 `리더` 등급으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가트너의 리더 등급에 오른 것은 영화로 치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과 같아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면서 “클라우드 시장은 에지 클라우드 변화 등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본게임을 시작한다. 이 시장에서 선전해 한국 소프트웨어 수출의 우수 사례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